생명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
수많은 환자들이 생의 끝을 맞이하는 병원에서 일하던 간호사 '경민'. 경민은 염세에 빠진 채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 소설은 죽음이라는 것의 허무와 인간의 연약함을 깨닫고 끝없이 좌절하는 한 남자의 망가짐에 관한 이야기이다. 고요하고 무심한, 그렇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 한 곳을 적시는 저자의 필체가 매력이다.
저자가 처음 이 소설을 쓰기 시작한 건 열일곱 무렵이다. 돌이켜보면 그에게는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었으리라. 모두가 한 번쯤은 겪었을 그런 시기지만 그 중에도 꼭 유난을 떨어대는 인간이 한 명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한 명이 바로 자신이었음을, 저자는 책 속에서 밝힌다.
삶과 죽음에 대해 본격적으로 의문을 품게 되고, 일상에서 왠지 모를 공허를 느끼면서 저자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저자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홀로 글을 쓰는 작업이 청소년기 자신의 우울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는 데에 효과적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자신처럼 '누군가에게는 이 책이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라는 말을 덧붙였다.